[골프&라이프]"일과 가정, 두마리 토끼 다 잡아야죠"...글로벌 홍보 및 마케팅사 마일스CEO 스마일 조시
[골프&라이프]"일과 가정, 두마리 토끼 다 잡아야죠"...글로벌 홍보 및 마케팅사 마일스CEO 스마일 조시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19.09.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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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에비앙 챔피언십 등 PGA, LPGA투어 홍보마케팅사
-스포츠스타에서 사업가로 변신
-두 딸과 46개국 여행
마일스 CEO 스마일 조시.
마일스 CEO 스마일 조시.

[상하이(중국)=안성찬 골프대기자]“일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살아가는 전업주부를 겸하고 있지만 제가 하고 있는 일만큼은 ‘똑 소리 나게’ 하고 싶죠. 이번에는 그래도 우리나라 중국에서 일을 하게 돼 마음이 무척 편안합니다.”  

중국 상하이 시산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퍼시픽 아마추어 챔피언십(AAC)에서 홍보 및 마케팅을 총괄하며 종횡무진(縱橫無盡)하는 ‘워킹 맘’ 마일스(miles) CEO 스마일 조시(35)를 만났다.

지난 2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다녀온 스마일은 최근 홍콩에 마련한 집을 들렀다가 바로 중국 상하이로 날아왔다. 26일 개막한 AAC 때문이다. 

15억 인구의 중국 대륙에서 사는 곳이 각기 다른 4명의 직원들도 합류했다. 뉴스릴리스는 기본이고, 대회관계자 만찬 및 미디어 관계자들과도 미팅도 해야 한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회장, 영국왕실골프협회(R&A) 회장,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APGC) 회장 등 대회 관계자들의 기자회견을 비롯해 라운드를 마치면 선수들의 인터뷰까지 모든 것을 챙겨야 한다. 이번 대회는 40개국 120명이 출전했고, 전세계 160국으로 생중계 되는데, 이에 맞춰 전 세계로 보도 자료를 보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출장길에 오르는 스마일은 골프에 입문한 큰 딸 버지이나 루스 조시(3세), 둘째 딸 엘리자베스 아이핑 조시(18개월), 미국 NBC 스포츠 디지털 미디어 디렉터 출신인 남편 서닐 조시(37)와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한참 돌봐야할 어린 아기들과 남편을 뒷바라지하면서 어떻게 전 세계를 누비며 그 많은 일정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 
겉보기에는 평범한 가정주부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면을 들여다보면 깜짝 놀란다. ‘울트라 슈퍼 우먼’이 따로 없다. 연간 120일 이상을 외국에서 보낸다. 또한 하루에 4시간 밖에 잠을 자지 않고 일에 매달린다. 중국인이면서도 중국어보다 영어를 더 자유로이 구사한다.   

운동선수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중국 강소성 난통시에서 외동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운동감각이 뛰어나 탁구선수로 활약했다. 17세에는 국가상비군에 발탁됐다. 하지만 그녀의 꿈은 스포츠스타가 아니었다. ‘기자’였다. 잘 나가던 선수를 포기하고 홍콩과 미국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다. 홍콩시티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세계뉴스를 커버하는 글로벌 기자가 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위한 발판이엇던 것. 첫발을 디딘 곳은 홍콩 ATV와 피닉스TV. 이곳에서 인턴을 거쳐 CSTV에서 프로듀서로 일했다. 자신만의 ‘토크 쇼’를 만들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미디어센터에서 일을 하는 스마일 조시.
미디어센터에서 일을 하는 스마일 조시.

하지만 우리가 신(神)이 아닌 이상 누가 자신의 미래를 점칠 수 있겠는가. 뜻하지 않게 가정사가 걸림돌이 됐다. 엄마가 병환으로 몸져누웠다. 첫 아이도 생겼다. 엄마의 병간호와 첫 아이를 돌보느라 결국 기자생활을 접어야했다. 
“아쉬움이 너무 컸죠. 하지만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기자를 포기하는 대신에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쪽으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까?’,  ‘변화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하고 많은 고민을 했죠.”
‘모든 역경은 그 역경에 걸맞거나 더 큰 번영의 씨앗은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던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위해 큰 그림을 그렸다. 스포츠를 좋아하고 기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이다.

2012년 스포츠 미디어 및 마케팅 전문회사인 마일스를 창업했다. 회사명은 자신의 이름 스마일(Smile)을 거꾸로 한 것이다. 회사를 차리는데 큰 자본이 들지 않았다. 일에 대한 열정과 인맥, 그리고 전문지식만 갖추고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절묘하게 2012년 태국에서 열린 AAC가 첫 인연이 됐다. 이때 그녀는 UK스포츠에서 마케팅 일을 맡아서 했다. 그녀의 능력을 눈여겨 본 대회 클라이언트가 일을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이때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의 중책을 맡는 행운을 안았다. 중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아시아지역에서 홍보 및 마케팅을 하는 일이었다. 이런 특별한 인연은 그가 회사를 만들어 독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일스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저명한 고객들을 비롯해 마스터스, HSBC, 세인트 주드 클래식 등 20여개 대회의 홍보 및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급 대회도 맡고 있다. 올해 미국골프협회(USGA)을 새로운 클라이언트로 유치했다. 최근 한국에 다녀온 것도 USGA와 함께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정은6(23·대방건설)의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대회관계자들을 만나기위해서였다.

이전에도 한국을 방문했다는 그녀는 “한국을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전에 AAC와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이 열렸을 때 한국에 갔었죠. 저는 한국요리를 무척 좋아합니다. 불고기가 넘버원이죠. 어렸을 때 한국드라마에서 봤을 때 떡볶이가 항상 나왔어요. 저도 떡볶이를 즐겨하지만 한국소기도 잘 먹죠. 남편과 아이들은 한국 쿠키를 무척 좋아합니다. 큰 딸이 5개월 됐을 때 한국에 함께 왔는데, 남편이 한국쿠키를 사서 미국까지 가져갔거든요.” 

비단 골프뿐만이 아니다. 그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스포츠 전 종목을 아우른다. 글로벌 PR로 LPGA 투어, AAC, PGA 투어, 하프마라톤 이벤트, 아이스하키 등을 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을 비롯해 의전, 매체관리, PR 등도 하고 있다.  

“회사가 중점을 두는 것은 PR 마케팅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죠. 이미 디지털의 시대라서 우리 회사는 디지털 프로덕션도 하고 있어요. 미디어와의 관계는 무척 중요합니다. 다른 회사와 달리 미디어와 친구가 되고 싶고, 미디어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파악합니다. 미디어 홍보도 이미 익숙해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디지털 매체로 옮겨가면서 더욱 할 일 많아진 셈이죠.”

마일스는 올해 일감을 더 늘렸다. USGA의 홍보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오거스타 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 대회를 창설해 이를 맡은 것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에서 일하는 스마과 남편 조시, 그리고 두 딸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에서 일하는 스마과 남편 조시, 그리고 두 딸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일에 대한 열정에 관한 일화도 있다. 2016년 마스터스 열린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있었던 일. 당시 그는 9개월 된 임산부였다. 자신의 몸도 가누기가 쉽지 않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홍보를 성공리에 마쳤다. 그리고는 10일 뒤에 첫째 딸을 낳았다. 2017년에는 둘째 딸 출산을 2개월 앞두고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열린 AAC에서도 같은 일을 깜끔하게 소화해 냈다. 아마도 그녀의 강임함은 어린 시절 탁구로 단련된 체력과 스포츠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녀는 ‘글로벌 비즈니스 우먼’답게 요리도 수준급이다. 집에서 하는 요리 중 가장 잘 하는 것은 닭고기를 땅콩, 매운 고추와 함께 볶아 알싸하고 매콤한 맛과 향이 나는 꽁빠오지띵(쿵파오치킨)과 소고기를 와인에 재워 찐 프랑스식 요리인 비프 부르기뇽이다.

46개국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했던 그녀가 화목하고, 평온한 가정을 꾸리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저는 멋진 엄마가 되는 길 중에 하나가 두 딸과 함께 여행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업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더 많은 스포츠 클라이언트를 유치하려고 노력도 기울이죠. 미래에는 제가 이런 대회를 창설하고, 직접 대회를 운영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일 욕심(?)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 특히 주니어들을 위한 외국교육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이나 스포츠 선진국으로 주니어들을 데리고 가 골프,아이스하키,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를 접하는 섬머스쿨을 운영하고 하는 것. 아울러 골프사업을 하는 만큼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세계적인 골프투어를 하는 것도 미래계획이다. 전 세계 100위 이내의 골프코스에서 클라이언트들과 플레이를 하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싶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그녀의 소망은 대회를 창설해 직접 운영을 하는 것. 이를 위해 사업영역을 부단히 넓혀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얼핏 ‘워커 홀릭’처럼 보이는 스마일 조시는 일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행복을 1순위로 꼽는다. 

“행복은 신이 내린 삶의 가장 위대한 선물이잖아요. 따라서 행복은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니까요. 그것은 가족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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