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에 1달러짜리 레슨받아요"...이준민, AAC 선두에 1타차로 마스터스 출전 티켓 희망
"1분에 1달러짜리 레슨받아요"...이준민, AAC 선두에 1타차로 마스터스 출전 티켓 희망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19.09.28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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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민. 사진=AAC
이준민. 사진=AAC

[상하이(중국)=안성찬 골프대기자]"1분에 1달러짜리 원포인트 레슨을 11년째 받고 있지만 아주 효과적입니다. 경기를 앞두고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만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고, 스윙이나 샷을 제대로 할 수 있죠. 일찍 자고, 일찍 일나는 편입니다."

27일 중국 상하이 시산인터내셔널골프클럽(파72·7041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내며 합계 9언더파 135타로 2위에 오른 이준민(18·텍사스A&M)대 1년). 단독 선두 블레이크 윈드러드(호주)에 1타차로 따라 잡으며 우승을 넘보고 있다.

그는 밤 9시30분쯤에 취침하고, 오전 5시30분에 일어난다. 근육이 잠에서 깬 뒤 4시간이 지나야 활동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필드에는 1시간 전에 도착한다. 그리고 가장 먼저 그린에서 퍼팅연습을 한다. 1m, 3m, 5m와 10m 이상의 롱퍼팅을 몇 차례로 해본 뒤 드라이빙 레인지로 자리를 옮겨 웨지샷을 한다. 주로 리듬과 템포를 맞추는 일에 주안점을 둔다. 아이언 샷과 웨지 샷을 몇번 해본 뒤 퍼팅으로 마무리한다.

"드라이버요? 워낙 잘 쳐서 막상 대회 중에는 연습을 별로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저 템포와 리듬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 하죠."

172㎝, 76kg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그는 보기와 달리 팔 근육이 잘 발달돼 있고, 이릴적부터 스피드스케이팅을 한 탓인지 허벅지 근육도 또래에 비해 탄탄하다. 이런 체격조건으로 300야드는 쉽게 친다.

이 때문에 이곳 시산인터내셔널 골프클럽 16번홀(파4·270야드)에서 드라이버를 잡지 않고 무조건 1온을 노린다. 물론 홀은 오른쪽으로 휘어져 까다롭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면 칠 곳이 별로 없다. 그린 뒤는 모두 마치 머리카락을 삭발한 것처럼 맨질맨질하다. 그리고 내리막이어서 결코 볼을 잡아주지 않는다. 앞쪽에는 발목까지 차오르는 러프로 중무장하고 있다. 길이는 짧아도 약간만 빗맞아면 보기를 각오해야 한다. 페어웨이 오른쪽이 계곡이다. 첫날 우드 3번으로 1온을 시켰고, 이틀째 경기에서도 우드 3번으로 1온을 노렸다. 약간 그린 뒤로 벗어나 퍼터로 공략했다. 이글 기회에서 이틀간 연속 버디로 만족해야 했다.   

그는 꽤나 '영리한 게임'을 한다. 9번홀(파4·466야드)에서는 그의 장타력으로 보아 드라이버를 그대로 때리면 워터해저드에 퐁당할 상황. 티잉 그라운드에서 클럽 2개의 거리로 물러나 뒤에서 드라이버로 공략한 볼은 페어웨이를 살짝 지나서 안착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바로 쳤다면 물에 빠졌다는 얘기다. 둘째날은 3번 우드를 쳐서 무사히 파를 잡았다.

이준민. 사진=AAC
이준민. 사진=AAC

6살때 미국 남부 멕시코로 건너간 그는 자영업을 하는 부친(이규쳘 씨)의 권유로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접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 가장 미련이 남았으나 아는 형이 부상당하는 것을 보고 포기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캠프에서 시작한 골프였다. 

그는 1분에 1달러 짜리 레슨을 받는다. 원포인트로 1시간에 끝낸다. 교습가는 연습장에서 우연한 기회에 만난 아시안투어 준우승자인 멕시코 카를로스 스피노자다. 올해로 11년째 배우고 있다. 한번도 교습가를 바꾸지 않았디. 궁합이 잘 맞은 탓인지 그는 기량이 빠르게 늘면서 미국 주니어대회(AJGA) 대회에서도 심심찮게 우승을 했다. 올해 텍사스A&M 대학에 들어가면서 집도 휴스턴의 칼리지스테이션으로 이사했다. 대학에 가서는 주말마다 6시간 차를 몰고 가서 스피노자를 만나서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다. 대회 중에는 교수가 내준 엄청난(?) 리포터를 하느라 종종 밤잠을 설쳐야 한다.  

그의 롤 모델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경기스타일이 자신과 닮은 꼴이란다. 호쾌한 장타력에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마음에 쏙 듣다고.

이준민은 “PGA투어 선수중에는 로리 매킬로이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경기스타일일 정말 멋지다. 장타력은 물론이 결코 물러서지 않는 공력적으로 모험적인 플레이가 저랑 많이 닮은 것 같아서좋다"며 "남은 이틀간도 '스마트한 코스 매니지먼트'로 반드시 마스터스에 가겠다"는 우승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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