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이 꿈이죠"...2위 박준홍과 3위 이준민...아시아 퍼시픽 아마 챔피언십(AAC)
"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이 꿈이죠"...2위 박준홍과 3위 이준민...아시아 퍼시픽 아마 챔피언십(AAC)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19.09.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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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홍. 사진=AAC
박준홍. 사진=AAC

[상하이(중국)=안성찬 골프대기자]아시아 아마추어 골프 축제인 아시아 퍼시픽 아마추어 챔피언십(AAC) 첫날 경기는 '토종'이 '유학파'를 잡았다.

무대는 26일 중국 상하이 시산인터내셔널 골프클럽(파72·7041야드)에서 개막한 아시아 퍼시픽 아마추어 챔피언십(AAC).

주인공은 국가대표 박준홍(18·제주고3)과 이준민(18·텍사드A&M대 1년). 박준홍은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7개 골라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치며 단독 2위에 올랐다. 선두는 9언더파 63타를 쳐 AAC 역사상 최소타를 기록한 호주의 블레이크 윈드러드.

박준홍은 행운을 잡았다. 세계아마추어골프랭킹(WAGR)순으로 국가당 6명이 출전하는데 이 대회에서 그보다 앞선 한국선수가 1명 불참하는 바람에 이 대회에 첫 출전했다. 

그가 클럽을 잡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학업성적이 뛰어났던 그는 공부만 하는 평범한 학구파였다. 우연은 기회가 된다고 했던가. 어학연수겸 해서 잠시 머물던 필리핀에서 취미삼아 접한 골프가 진로를 바꿔놨다. 

클럽은 잡은지 겨우 7년. 그런데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게다가 우승자에게 마스터스와 디 오픈 출전티켓이 주어지는 AAC까지 출전하게 된 것. 이 대회 출전권을 따냈을 때는 WAGR 907위였다가 1148위로 밀려 세계랭커들이 몰려든 이번 대회에서는 그는 사실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그가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내는 '깜짝쇼'를 벌이자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공식 기자회견을 위해 미디어센터에 들어온 '이방인'에게 각국 취재진은 "골프는 어떻게 시작했나", "7년 만에 이렇게 성장한 요인은 무엇인가", "영어를 잘하는데, 어떻게 배웠나"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박준홍은 "AAC가 무척 큰 대회라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면서 "버뮤다 잔디여서 러프가 꽤 까다롭고, 월드챔피언십 HSBC 챔피언스가 열리는 코스여서 세팅도 쉽지 않는데 이렇게 좋은 스코어가 나와 저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티샷이 연습라운드 때 보다 제대로 떨어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그린도 거의 놓치지 않아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했다"고 덧붙였다. 

남은 라운드 전략에 대해 그는 "마스터스와 디 오픈 출전은 모든 선수의 꿈이지만, 일단 오늘 결과는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 플레이를 하겠다"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믿고 공격적으로 볼을 치겠다"고 강조했다.

영어유치원을 다닌 덕으로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시작했다는 그는 183cm, 70kg으로 호리호리한 체격을 갖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 280야드를 날리는 그는 연습라운드 때 최고 기록은 12언더파 60탸, 공식대회에서는 9언더파 63타다. 

박준홍의 롤모델은 타이거 우즈(미국)지만 스윙모델은 토마스 피터스((27·벨기에)다. 더 CJ컵을 관전하러 갔다가 부드러운면서도 빠른 스윙을 하는 것에 매료돼 그를 좋아하게 됐다.  

이준민. 사진=AAC
이준민. 사진=AAC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치며 공동 3위에 오른 이준민은 6살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처음에는 골프를 하지 않았다. 스피드스케이팅과 태권도, 수영을 했다. 어느 날 함께 스케이트를 타던 형이 발 부상을 당하는 것을 보는 순간 꿈을 접었다.  

7살 때 지역의 캠프에 참가하면서 골프와 접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텍사스 지역에서 '주니된 선수'로 촉망받는 기대주로 성장했다. 올해는 텍사스주 A&M 대학에 입학했다.

이준민은 "다양한 스포츠를 접한 덕분에 골프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골프는 스스로 계획을 세워 연습하고 성적을 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72㎝, 76jg의 크지 않은 체구에도 300야드 이상 날리는 장타력을 갖고 있는 그는 16번홀(파4·270야드)에서 1온을 시킨 뒤 퍼트가 조금 짧아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텍사스에서 연습하던 그린과 달라 처음에는 신경이 많이 쓰였다"면서 "특히 러프가 길고 그린 스피드도 느린 편인 어려운 코스지만 한번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래도 오늘 샷과 퍼트 감각이 연습 때와 비슷하게 나와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도 박준홍처럼 미국에서 각종 주니어 대회에는 많이 출전했지만 이 대회 출전은 처음이다. 그는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꿈의 무대' 마스터스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디 오픈 출전권이 주어기기 때문에 욕심이 난다"고 우승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평균 드라이버 310야드 정도를 때린다는 이준민은 18개 홀 중 14개 이상 페어웨이 안착을 보이는 것이 강점이다. 베스트 스코어는 파71에서 62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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