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견문록&33]72홀 유일의 '노보기' 조철상과 형 조호상, 그리고 제67회 KPGA 선수권
[안성찬의 골프견문록&33]72홀 유일의 '노보기' 조철상과 형 조호상, 그리고 제67회 KPGA 선수권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4.06.06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철상.
조철상.
<br>

[양산(경남)=안성찬 골프대기자]프로골프대회는 언제나 골프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 손에 땀을 쥐게하는 1타차의 승부가 갈릴 때면 선수의 속은 검게 타들어가지만 갤러리들은 더욱 신바람이 난다.   

그런데 대회에서 한발짝 더 들어가 선수들의 기록을 더듬어 보면 새로운 재미가 있다. 물론 기록은 대회의 역사가 길어 질수록 언제나 경신되게 마련이다.  최근에 최고령 우승이 깨졌다.

최경주는 지난 19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 동‧서 코스(파71·732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27회 SK텔레콤 오픈 4라운드에서 합계 3언더파 281타를 쳐 박상현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1970년 5월19일 생인 최경주는 최고령 우승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 최고령 우승자인 최상호가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50세 4개월 25일이었다. 54세5월19일로 19년만에 최고령 우승자가 탄생한 것이다.

▶대회수가 매년 늘어나지만 최다승자는 여전히 43승을 올린 최상호(69)다. 최상호는 KPGA 선수권 대회 6승으로 최다승자다. 한국오픈과 KPGA 선수권 대회 등 2개 동일대회 4연패를 한 한장상(83)의 기록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한장상은 6개 대회 최다 연속 우승기록도 갖고 있다. 이런 기록은 종상급 선수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독주하기가 쉽지 않아 여전히 기록으로 살아 있다. 

하지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 김원섭)이 1968년 창립한 이래 좀처럼 깨지지 않는 특이한 기록이 있다. 물론 프로대회는 협회 창설이전인 1958년부터 열렸다.

1번홀에서 조철상이 우승트로피앞에 포즈를 취했다. 사진=안성찬 골프대기자
1번홀에서 조철상이 우승트로피앞에 포즈를 취했다. 사진=안성찬 골프대기자

▶주인공은 조철상(66)이다. 형이 80년 프로계를 풍미한 조호상(68)이고, 맏형격인 이강선(74)과는 동서지간(同壻之間)이다. 

6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 남-서코스(파71·7142야드)에서 열린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6억원, 우승상금 3억2000만원) 1라운드.  

조철상은 이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했다. 이 대회는 우승하면 영구시드를 준다. 유일하게 아마추어가 출전하지 못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조철상의 '위대한 기록'은 '노 보기(No Bogey)'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다. 1990년 8월 경기 용인 88CC에서 열린 KPGA 투어 팬텀오픈에서 4라운드 72홀 보기 없이 우승했다. 합계 11언더파 277타( 68-70-69-70)를 쳐 공동 2위 정도만과 최윤수(75)를 5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조철상은 1년 뒤 신한동해오픈, 1992년 KPGA 선수권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통산 7승을 기록했다. KPGA 소속 프로는 7200명이 넘지만 여전히 노보기 플레이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기록을 갖고 있는 조철상도 세월을 이기지는 못하나 보다. 지난 대회까지 출전 34회 출전해 22회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냈다. 5번 홀(파4)에서 호수에 빠트리며 5오버파인 퀀튜플 보기(Quintuple bogey)로 9타를 치며 잃은 스코어를 회복하지 못했다. 

조철상은 "오늘은 샷 감이 잘 따라주지 않은데다 아이언 샷이 말썽을 부려 평소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서 "내가 잘 쳐서 본선에 오르면 개인적으로 영광이겠지만 내로라하는 후배들이 즐비한데 욕심이죠"라며 스코어를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밝게 웃었다. 

▶17세에 프로에 입문한 조호상은 1974년 서울의 연희 연습장에서 레슨을 하다 군대를 갔다. 복무 중에 제대를 몇 달 남겨놓고 말년 휴가를 받아 1978년 서울CC에서 열린 KPGA 선수권에 군인 신분으로 출전해 4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최윤수를 5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후 1985년 한국오픈 우승 등 5승을 추가해 통산 6승을 거뒀지만 드라이버 입스로 인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그린을 떠났다. 

독특한 기록은 한국프로골프 사상 KPGA 선수권 사상 형제 프로가 우승 것은 조호상-조철상 형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형제가 많지 않고, 형제프로는 더욱 귀하기 때문이다. 재미난 사실은 조철상의 동서(同壻)인 이강선도 이 대회 우승이 있다. 1993년 36회 KPGA 선수권에서 우승하며 통산 6승을 달성했다. 

▶부산골프계의 대부 김석봉 프로 5형제들도 고인인 김석봉만이 이 대회에서 우승했을뿐 동생들은 하지 못했다. 둘째가 석근(77), 셋째 석합(75), 넷째 석종(70), 막내가 석노(65)다. 1968년에 프로에 데뷔한 김석봉은 석근에게 목장, 석합은 운수업, 석종은 배(船)를 사줬고, 석노는 대학진학을 원했다. 그러나 모두 실패. 결국 프로골퍼의 길을 걸었다. 석합이 가장 늦게 프로골퍼에 합류했다. 석합은 1988년 6월 여주CC에서 프로테스트에 합격하며 한국프로골프사상 처음으로 5형제 프로가 탄생했다. 5형제가 프로라는 기록도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기네스북에 오를 기록이 아닐까 싶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