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싶다"...한국에 온 이정은6
"2020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싶다"...한국에 온 이정은6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19.09.05 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은6의 부모와 크레이그 애니스. 사진=USGA
이정은6의 부모와 크레이그 애니스. 사진=USGA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고 싶다."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금의환향한 이정은6(23ㆍ대방건설)이 올림픽 출전 욕심을 나타냈다.

이는  4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국골프협회(USGA)가 올해 제74회 US여자오픈골프챔피언십 대회 챔피언인 이정은6을 위해 마련한 '트로피투어' 축하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승트로피가 미국밖에서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USGA 크레이그 애니스 매니징 디렉토는 인사말을 통해 "1894년에 창설된 USGA는 오늘날 골프의 최고의 테스트 무대인 US오픈과 US여자오픈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 5월30일부터 6월2일까지 나흘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톤의 골프클럽오브찰스톤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 이정은6 선수는 뛰어난 성적으로 우승해 사상 처음 10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크레이스는 이어 "USGA는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이 지난 2008년 박인비 선수의 US여자오픈 우승 이래 최근 12년간의 대회에서 8번 챔피언을 냈을 정도로 골프에 강한 나라로 성장했으며 팬들도 골프에 대한 열정이 높다"고 평가했다.

크레이그는 “한국 골프가 US여자오픈에서 거둔 높은 성과와 업적은 한국의 많은 열성적인 골프팬, 미디어와 커뮤니티 등이 바탕이 되어 가능했고 한국의 골프 방송 또한 대회 내내 중계해 한국 팬들이 이 대회를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또한 “USGA는 한국에서 US여자오픈 대회 예선전을 개최하는 등 대한골프협회(KGA)와도 많은 교류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내년 대회는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클럽에서 개최하는데 이정은6 선수를 비롯한 뛰어난 한국 선수들이 참가해 겨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정은6. 사진=USGA
이정은6. 사진=USGA

이어 이정은6은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고 한국에 기쁘다"며 "대회 우승으로 내 꿈이 한가지 실현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은6은 "가족과 우리 팀, 미디어, 팬들이 보내준 성원에 감사드린다"면서 "가족들과 집밥을 먹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정은6은 US여자오픈 우승장면을 TV를 통해 다시보면서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미국진출이후에 달라진 점에 대해 이정은6은 "사실 국내에서 선수를 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언제 골프를 그만둘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면서 "하지만 미국에 진출하면서 골프를 더 오래하고 싶어졌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코스도 뛰어난 골프장이 많은데다 좋은 선수들과 경쟁을 하면서 골프가 다시 좋아졌다"고 했다.  

2020 올림픽 출전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전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컷오프된 뒤 스위스 올림픽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 그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도 올라가고, 특히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올림픽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가슴위 뛸 것 같다"면서 "남은 기간 세계랭킹을 끌어 올려 올림픽 출전티켓을 손에 쥐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대회에 집중하느라 체력이 조금 고갈된 느낌이다.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을 보강을 아시안스윙에 대비할 계획"이라면서 "2승을 빨리 하고 싶다"고 우승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2주동안 대회가 없다. 

이날 행사에는 이정은의 부친 이정호 씨와 모친 주은진 씨도 참석했다. 이정호 씨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이다. 이정은은 아버지 걱정에 미국 진출을 망설이기도 했지만, US여자오픈 트로피와 함께 한국에 와 부모님을 더욱더 기쁘게 했다.

이정은은 "제가 골프를 시작하면서 부모님도 아주 어려웠다. 3년 공백기 뒤에 다시 골프를 하면서 부모님도 매우 힘드셨을 것"이라며 "우승하면서 효도도 하고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서 좋다. 앞으로 행복한 시간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은6는 우승으로 받은 US오픈 트로피와 관련해 “아빠가 트로피를 앉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짓고 계셔서 이런 표정의 아빠를 자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트로피는 내년 대회에서 USGA 측에 반납되고 이정은6에게는 기념을 위한 복제품이 주어지게 된다. 

이정은6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신이 오래 연습하면서 실력을 키운 경기도 용인의 지산골프아카데미로 가서 자신을 응원해준 팬클럽과 함께 내년 대회를 위한 기념 영상을 촬영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