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이야기]제주 삼다수와 오라CC, 그리고 박인비-고진영-유해란
[안성찬의 골프이야기]제주 삼다수와 오라CC, 그리고 박인비-고진영-유해란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19.08.1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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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갤러리들이 고진영을 뒤따르면 샷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수많은 갤러리들이 고진영을 뒤따르면 샷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오라CC(제주)=안성찬 골프대기자]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명품대회중 하나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가 유해란(18·SK네크워크)을 새로운 '신데렐라'로 탄생시키고 막을 내렸다. 

11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파72·6666야드)에서 막을 내린 대회 최종일 경기는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강풍과 폭우로 아쉽게 최소되긴 했지만 이틀간 갤러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의 샷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 고진영은 올 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 이어 프랑스에서 열린 4번째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의 우승타이틀을 들고 고국을 방문했다.  

6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 첫해부터 제주를 찾은 박인비(31·KB금융그룹)가 올해도 자신의 팬들을 만났다.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는 LPGA 최강 고진영과 국내 '대세' 최혜진(20·롯데)의 샷 대결이었다. 첫날 한조로 편성해 '흥행몰이'를 했다. 박인비는 국내 최장타자 김아림(24·SBI저축은행)과 동반플레이를 했다.

다행스럽게 9일 첫날은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불어줘 선수들이 걱정했던 무더위가 덜했다. 더위탐을 많이 하는 박인비는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에 올랐으나, 고진영은 프랑스와 영국을 오가며 시차적응에 실패한 탓인지 1오버파 73로 공동 56위에 머물러 컷오프를 걱정하게 됐었다. 최혜진이 3언더파 69타를 치며 고진영을 4타차로 제치고 공동 9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고진영은 4타를 줄여 공동 13위, 박인비는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공동 8위, 최혜진은 1타를 잃어 공동 17위로 밀려났다.

첫날 복병은 KLPGA투어 8승을 달성한 이정민(27·한화큐셀)이었다. 무려 8타를 줄이며 우승 시동을 걸였다. 그러나 이틀째 경기에서 2타를 까먹고 6언더파로 공동 6위에 그쳤다.     

그런데 2라운드에서 새로운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유해란이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준비된 선수였다. 드림투어 10, 11차전에서 연속우승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해 이틀째 경기에서 6타를 줄이며 합계 10언더파 134타를 쳐 김지영2(23·SK네트웍스)를 2타차로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그런데 이것이 행운이 될 줄이야. 3라운드 최종일 경기가 비와 바람으로 중간에 경기가 중단됐다가 결국 최소됐다. 깃대가 휘어질 정도의 강풍과 그린주변 및 벙커에 물이 들어차 경기진행이 불가능해졌다.  자연스럽게 우승컵은 유해란에게 돌아갔다.

이 대회는 초대 챔피언 윤채영(32·한화큐셀)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활약하는 이정은5(31·교촌치킨), 박성현(26), 고진영, 오지현(23,KB금융그룹) 등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박인비의 메이저 우승트로피 및 올림픽 금메달
박인비의 메이저 우승트로피 및 올림픽 금메달

이번 대회는 조금 특별했다. 오라CC 클럽하우스 스타트쪽에 박인비가 그동안 우승한 메이저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US여자오픈,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브리티시 위민스 오픈 챔피언십 우승컵과 올림픽 금메달을 대회기간 중에 전시하는 특별한 시간도 가졌다.

무엇보다 이 대회는 매년 골프 꿈나무 육성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 금방 눈에 들어 온다. 올해도 박인비는 꿈나무 육성기금 2000만 원을 기탁했다. 주최사에서는 삼다수 장학재단을 통해 꿈나무 장학금을 전달한다. 

또한, 미리 선정한 16명의 골프 꿈나무들에게는 프로암 대회에 출전해 최고의 선수들과 동반 플레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공식연습일에는 박인비, 고진영, 오지현, 최혜진, 조정민(25·조정민) 등 스타들이 선수들이 나서 ‘꿈나무 원포인트 레슨’도 진행해 주니어 선수들에게 잊지 못할 귀중한 시간을 만들어 줬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사장 오경수)가 주최하는 대회다. 제주개발공사는 명품 샘물 삼다수를 1998년 출시해 올해로 21냔째를 맞았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상금뿐 아니라 대회 운영에 많은 투자로 골프꿈나무에게 희망을 주고, 골프마케팅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인비를 비롯해 외국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한국 선수들을 초청해 대회를 열며 제주 삼다수의 글로벌 브랜드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 오경수 사장은 "제주 삼다수가 우리나라 대표브랜드, 국민브랜드로 잘 성장해 나가고 있다"며 "고집스럽고 까다로운 품질관리를 통해 완성된 제주 삼다수는 국민생수를 넘어 세계인이 믿고 마실 수 있는 명품생수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최고의 샷을, 갤러리들은 보다 편안히게 경기 감상을 준비한 오라CC
선수들은 최고의 샷을, 갤러리들은 보다 편안히게 경기 감상을 준비한 오라CC

대림그룹의 오라컨트리클럽(대표이사 양경홍)도 선수들이 최고의 샷 감각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36홀 명문골프장으로 선수들이 기량에 맞는 스코어가 나오게끔 페어웨이와 러프를 확실하게 구분했고, 그린스피드도 국제규격에 맞췄다. 오라CC는 대한골프협회(KGA)의 첫 대회인 제주특별자치도시사배 주니어 대회와 한국, 대만, 일본 3개국 친선대회인 네이버스컵 골프대회도 여는 등 국내 골프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오라CC는 개장 40주년과 대회를 앞두고 도민고객 감사이벤트를 오는 31일까지 여는 한편 항공, 호텔, 골프, 조식 등을 포함한 골프패키를 특별가격으로 선보인 제20회 돌멩이 골프대회를 오는 9월25일까지 진행한다. 특히 여름철을 맞아 26년간 호텔 셰프를 지낸 주방장이 전복삼계탕 등 특별보양식을 선보였다.

오라CC 양경홍 대표이사는 "오라CC는 대림의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서 함께 운영하는 골프장으로 대회진행부터 숙식까지, 골프장과 호텔의 부대시설을 연계한 각종 편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골프대회로 도약하고 있는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선수들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선수들의 멋진 샷을 감상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매년 선수들에게 완벽한 코스세팅과 갤러리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꿈나무 육성기금을 전달하는 박인비.
골프꿈나무 육성기금을 전달하는 박인비.

이번 대회는 스포츠마케팅 및 선수 매니지먼트사인 브라보앤뉴(대표이사 김우택)가 맡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속보전쟁을 하는 언론사들에게 경기 안내는 물론 발 빠른 실시간 보도자료를 배포해 운영의 묘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갤러리들을 위한 편안한 교통편 제공은 물론 무더운 날씨를 감안해 삼다수 생수가 가득찬 냉장고와 대형 얼음통을 설치에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게 했다.  

대회 전날 '박인비와 고진영의 효과'로 인해 100여명의 서울 및 제주 언론사 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브라보앤뉴의 임직원과 KLPGA 투어 중계방송사 SBS골프 아나운서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스타들의 인터뷰가 순조롭게 이뤄졌다. 

골프대회는 스폰서가 상금을 내고, 협회가 대회를 열고,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상금을 타가는 매우 단순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회를 치르려면 수백명의 전문인력이 달라 붙어야 한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한 골프장의 그린키퍼는 휴가도 반납한 채 수개월 동안 페어웨이 및 그린관리에 온갖 열정을 쏟아 부었을 것이다. 폭염속에서 땀 흘린 운영진과 그린키퍼 및 골프장 직원들이 있었기에 선수들과 갤러리들이 보다 즐겁고 행복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