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 최초로 한맥CC 임기주 회장이 10년 째 이어온 '세시풍속'
국내 골프장 최초로 한맥CC 임기주 회장이 10년 째 이어온 '세시풍속'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3.02.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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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내성천 백사장에서 갖는 정월대보름의 달집태우기와 쥐불놀이
풍물패와 한맥CC 임기주 회장(중앙).

올해 2월5일은 음력으로 1월 15일 정월대보름이다. 경북 예천군 내성천(乃城川) 백사장(白沙場).

대보름달이 떠오르기 전인 오후 5시 쥐불놀이(鼠火戱)와 달집태우기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행사를 준비한 한맥 컨트리클럽(회장 임기주)의 임직원들이 분주하다. 쥐불놀이를 하려고 철통에 나무를 넣어 불을 지피고, 달집태우기를 위한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리기가 한창이다.

한켠에서는 주방직원들이 고기를 굽기위한 숯불을 지피고, 음료와 찬거리를 마련해 간이 테이블위에 있다. 주민들과 골프장 직원, 캐디 등 종사원들이 한마음이 되어 움직였다. 선물을 주기위한 윷놀이 멍석도 깔았다. 

또한, 일찌감치 내성천을 찾은 감천면의 농악대인 단샘풍물단은 지신밟기와 흥겨운 농악놀이로 흥을 돋우고 있었다. 풍물단은 매년 면을 바꿔가며 초대받는다. 예천군은 1읍11면이 있다.

때를 맞춰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래밭으로 모여들었다. 행사장에 모인 사람은 거의 200명이나 됐다. 하천 주변 도로에는 한맥CC에서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나이트시설인 가로등을 설치했다.

친구들과 행사장을 찾은 한맥CC 캐디 이미라 씨는 "한맥 골프장이 모든 비용과 임직원들이 한마음이 돼 벌이는 이 행사는 매년 기다려진다"며 "마을 주민들도 만나서 달집태우기 등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달집태우기
달집태우기

6시가 넘어가자 보름달이 떠오르기 직전에 달집태우기가 시작됐다. 달집에는 소원을 비는 종이가 빼곡히 달려 있었다. 풍물패는 달집을 빙빙 돌며 풍악을 울렸다. 솔가지가 활활 타오르자 운집한 주민들과 임직원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소원을 빌었다. 이때 대보름달이 떠오르면서 내성천을 환하게 비췄다.

행사는 8시까지 이어졌고, 담소를 나누며 윷놀이와 먹거리로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 행사는 올해로 10년째다. 2009년 그랜드 오픈한 한맥CC의 임기주 회장(한국대중골프장협회 회장)이 국내 골프장에서 처음으로 기획했다. 특히, 정월 대보름행사는 골프장 중에서 한맥CC만이 한다.

임기주 회장은 "자라나는 우리 후손들을 위해 세시풍속의 전통을 이어가려고 기획을 한 것"이라며 "달집태우기나 쥐불놀이 등을 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유대관계도 돈독히 하고 잊혀져 가는 전통문화를 계승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국내 골프장에서 유일하게 하는 이날 행사에 앞서 골프장 레스토랑에서 훈훈한 만찬이 진행됐다. 라운드를 마친 골퍼들과 지역주민, 직원들은 오곡밥과 갖가지 나물로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저녁 식사만 300인분의 오곡밥상이 차려졌다. 

한맥CC 13번홀에서 열린 해돋이.
한맥CC 13번홀에서 바라본 해돋이.

사실 임기주 회장은 1년에 이런 행사를 두번한다. 이날처럼 보름달 행사외에 매년 섣달 그믐날인 12월31일과 새해 첫날 1월1일 해넘이와 해돋이 행사도 한다. 이 역시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골프코스에서 가장 높은 13번홀에서 올라 해넘이를 보고,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해돋이를 감상하며 소원을 빈다. 그런 뒤 골퍼들은 샷건 방식으로 라운드를 한다. 물론 골퍼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떡국을 제공했다. 

임기주 회장은 "우리 골프장은 골퍼들의 놀이터로도 손색이 없지만 지역 주민들과 이런 전통문화를 지속시켜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으면 한다"며 "이런 세시풍속 행사가 천년, 만년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예천(경북)=안성찬 골프대기자]

■내성천

내성천은 길이 106.29km, 유역면적 1,814.71㎢로 낙동강의 지류. 소백산맥의 남쪽 기슭 경북 봉화군에서 발원한 강은 영주시의 중앙부를 관류한다. 이는 다시 안동·문경을 거쳐 하류부에서 예천분지(醴泉盆地)를 전개하고, 계속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용궁(龍宮) 남쪽에서 낙동강 상류로 흘러든다. 기후는 내륙 산악지대로 기온이 낮고 연교차가 심하다. 연강우량도 적다. 주요 농산물은 조, 옥수수, 감자, 유료작물, 고랭지채소 등이다. (자료출처=두산백과 두피디아)

■쥐불놀이(서화희鼠火戱)

쥐불놀이는 농촌에서 정월 첫 쥐날(上子日)에 쥐를 쫓는 뜻으로 논밭둑에 불을 놓는 놀이. 불은 사방에서 일어나 장관을 이루는데, 이것을 쥐불놀이한다. 이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의 풍흉, 또는 그 마을의 길흉을 점치기도 한다. 불의 기세가 크면 좋다 하여 이날은 각 마을이 서로 다투어가며 불기세를 크게 하는 풍습이 있다. (자료출처=한국민속문화대백과)

행사를 준비중인 한맥CC 직원들.

■달집태우기

달집태우기는 정월대보름날 밤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며 노는 세시풍속이다. 정월대보름날의 행사로서 달맞이와 밀접하며 때로 쥐불놀이와 횃불싸움과도 연관성을 갖고 있다. 청년들이 풍물을 치며 각 가정의 지신밟기를 해주고 나서 짚이나 솔잎을 모아가지고 오는 수도 있다. 이것을 언덕이나 산 위에 모아서 쌓기도 하고, 조그만 오두막이나 커다란 다락같은 것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대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서 불을 지른다.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을 맞고, 빨갛게 불꽃이 피어오르면 신나게 농악을 치면서 불이 다 타서 꺼질 때까지 춤을 추며 주위를 돌고 환성을 지르기도 한다. (자료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달집태우기.
달집태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