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BMW 레이디스 고별전 가진 최나연..."첫홀부터 눈물이 나서 경기가 쉽지 않았다"
[LPGA]BMW 레이디스 고별전 가진 최나연..."첫홀부터 눈물이 나서 경기가 쉽지 않았다"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2.10.23 2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이저대회 1승 포함해 9승
최나연과 동료들.
최나연과 동료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상금 30만 달러)
-20~21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컨트리클럽(파72·6647야드) 
-한국선수: 강혜지, 고진영, 김민솔(a), 김세영, 김아림, 김인경, 김효주, 박성현, 신지은, 안나린, 양희영, 유소연, 유현조(a), 이미향, 이정은6, 지은희, 최나연, 최운정, 최혜진, 홍예은 등 78명 출전
-전인지(한국), 박인비(한국), 넬리 코다(미국), 제시카 코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불참
-최나연 이번 대회 마친 뒤 은퇴
-우승: 리디아 고(25·뉴질랜드)...LPGA투어 통산 18승 (사진=BMW 코리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하는 최나연(34·대방건설)의 일문일답.

Q: 지금 미디어센터에서 현재까지의 LPGA 커리어를 요약한 영상을 보셨는데요. 선수 생활동안 이 건 참 감사하다고 느끼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최나연: 무엇보다 소중한 친구들을 만난 것을 가장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골프 선수라는 직업은 참 좋은 직업 같아요. 15년 간 열심히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저에게 LPGA 투어 무대는 없겠지만 그간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겼고, 2009년 첫 우승 장면이 나올 때 감정이 완전히 북받쳤어요. 15년의 추억들이 머릿속을 스치는 것 같았어요. 그간 너무 잘 버텼고, 잘 싸웠고 마무리까지 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Q: 마지막 홀을 마무리하면서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감정이 격해진 것 같았는데, 오늘 동료 선수들이 왔는데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최나연: 18홀 내내 울음을 참았어요. 생각을 하려고 하면 자꾸 눈물이 나와서 경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어요. 마지막 홀 티 샷을 하고 나니 같은 조의 양희영 선수가 수고했다면서 울더라구요. 그때 같이 울음이 터졌어요. 마지막 퍼팅은 공도 잘 안 보였어요. 눈물이 계속 떨어져서.

Q: 지금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응원해주신 동료, 그리고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나연: 먼 이곳까지 와 준 동료, 친구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제가 힘들 때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같은 투어를 뛰면서, 같은 직업을 갖고 있는 동료 선수들끼리 서로 응원하고 위로해주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인비, 소연이, 정은이 다 같은 투어를 뛰면서도 기술적으로든 멘탈이든 많은 부분에 있어서 저에게 도움을 줬어요. 여기 와 있는 다섯 선수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해외처럼 멀리서 온 팬 분들도 계시는데요. 제 골프 인생에서 팬 분들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어릴 때부터 팬클럽이 생기면서 플래카드도 만들어 주시고 옷도 제작해서 입고 응원을 와 주시곤 했는데, 처음엔 어색하고 쑥스러웠지만 지금은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요. 너무 감사드리고, 그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Q: 인생 2막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모르겠다고 했는데, 그럼 지금 당장 하고싶은 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최나연: 술을 왕창 마시고 싶었는데 제가 요즘 임플란트를 하고 있어서 술을 아예 못 마시고 있습니다(웃음). 친구들과 술을 거하게 마시고 싶은데 못 해서 그게 좀 아쉽구요. 지금은 새벽 네 시, 다섯 시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게 너무 좋네요.

Q: 최나연 선수, 훌륭한 커리어의 마무리 축하합니다. 그간의 커리어를 통해서 개인만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에도 엄청난 자긍심을 심어준 것 같습니다. 혹시 LPGA 커리어를 돌아볼 때 후회되는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최나연: 단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순간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고, 그렇게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Q: (박인비 선수 질문) 안 운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눈물을 많이 흘렸는지, 혹시 은퇴를 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 생긴 건지, 1년 정도 더 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최나연: 은퇴는 너무 잘 결정한 것 같구요.(웃음) 원래 안 울고 싶었는데, 그리고 안 울 것 같았는데 양희영 선수가 불씨를 지핀 것 같아요. 옆에서 너무 서럽게 엉엉 울더라구요. 저도 그걸 보고 울게 됐어요.

Q:(유소연 선수 질문) 오늘 4언더로 잘 마무리하셨는데, 속이 후련한지 아니면 아쉬움이 남는지 궁금합니다.

최나연: 이번에 라운드를 하면서 잘 친 샷도 나왔고, 버디도 나왔고 그렇게 잘 한 것만 모아서 생각하다 보면 내년에 시즌 계속 뛰면 우승도 할 것 같더라구요.(웃음) 중간에 ‘왜 이러지? 왜 은퇴만 하려고 하면 성적이 더 잘 나오지?’ 이런 생각도 하기는 했는데요, 그래도 아주 즐겁게, 후회 없는 경기를 한 것 같아요. 나흘 내내 체력적으로는 좀 힘들었지만 행복하게 경기 했구요. 최나연이 은퇴하기 전에 마지막 홀인원을 만들어 냈다는 게 가장 좋았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