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이야기]타이거 우즈가 우승시 사용한 클럽
[안성찬의 골프이야기]타이거 우즈가 우승시 사용한 클럽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2.04.1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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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의 티샷. 사진=마스터스 홈페이지

올해 마스터스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골프지존' 타이거 우즈(47·미국)가 508일만에 그린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우즈는 11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7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500만 달러, 우승상금 270만 달러)에 출전해 합계 13오버파 301타를 쳐 47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차량전복사고 이후 재활을 해온 우즈는 우승을 기대했지만 불편한 다리에도 불구하고 '완주'를 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우즈는 1996년에 프로에 입문했다.
1996년 라스 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우승했고, 이듬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이후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2001년, 2002년, 2005년, 2019년에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아마추어 자격으로 PGA투어에 14번 출전한 것을 포함해 총 369번 출전했다. 1999년 PGA 투어 8승, 2000년 최다 승수인 9승이나 올렸다. 프로데뷔이후 2013-14, 2014-15, 2016-17, 2021-21, 2021-2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우승했다. PGA투어 최다승 타이기록인 82승, 메이저대회 15승을 달성했다. 유럽투어 등 국제대회에서는 12승을 올렸다. 정규투어가 아닌 타깃 월드 챌린지 등 14승을 거뒀다. 연장전에서는 11전 10승 1패였다.

특히, 우즈는 PGA투어 프로중 최연소로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1997년 마스터스, 1999년 PGA챔피언십, 2000년 US오픈, 2000년 디오픈챔피언십에서 우승타이틀을 획득했다. 

우즈에게 이번 승수를 안겨 준 일등공신인 클럽과 볼은 무엇일까. 

대다수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처럼 우즈도 '특별히 제작된 클럽'을 사용한다. 골프장비 교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브랜드별로 몇번 교체했다. 익숙한 것이 가장 편안하고 스윙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난 사실은 우즈는 아마추어 골퍼가 골프에 입문할 때부터 주로 7번 아이언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유독 8번을 선택해 클럽메이커들이 8번 아이언을 여분으로 제작해 줄 정도였다. 

나이키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타이거 우즈. 사진=타이거 우즈 인스타그램

우즈가 아마추어 시절부터 현재까지 어떤 브랜드의 클럽을 사용했을까.
우즈는 아마추어 시절 다양한 브랜드를 사용했다. 퍼터로 유명한 핑 아이언부터 캘러웨이, 코브라,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를 사용하기도 했다. 우즈의 1996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미즈노 MP-29(2~4번), MP-14(5번~PW) 아이언과 클리브랜드 588 RTG 웨지, 핑 앤서2 퍼터 및 타이틀리스트 프로페셔널 90 볼을 사용했다. 특이한 점은 이때 쓰던 아이언의 로프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즈가 1997년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 우승했을 때 사용한 드라이버는 킹 코브라 딥페이스 헤드로 샤프트는 트루템퍼 다이나믹 골드 X100 스틸, 로프트는 9도였다. 이 헤드는 17-4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됐다. 페어웨이 우드는 타이틀리스트 PT15 헤드에 트루템퍼 다이나믹골드 X100 샤프트를 장착했다. 아이언은 미즈노 MP-29(2~4번), MP-14(5번~PW) 아이언과 클리브랜드 588 RTG 56도 샌드 웨지 및 60도 로브 웨지를 사용했다. 퍼터는 스카티 카메론의 TEI3(테릴리움 인서트), 볼은 타이틀리스트 프로페셔널 90을 사용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때 클럽은 타이틀리스트였지만, 지금은 생산을 중단했지만 볼은 나이키였다는 점이다. 드라이버는 타이틀리스트 975D 7.5도, 샤프트는 트루템퍼 다이나믹골드 X100, 길이는 43.5인치였다. 3번 우드는 타이틀리스트 970, 아이언은 타이틀리스트 681 포지드였다. 2번부터 피칭 웨지를 썼다. 웨지는 보키 디자인 258-08및 260-06 프로토타입, 샤프트는 트루템퍼 다이나믹골드 S400 샤프트다. 퍼터는 1999년부터 사용한 스카티 카메론 뉴포트 2 GSS. 

이 시기에 타이거 우즈의 브랜드가 나온다. ‘TW’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골프웨어를 착용했다. 2002년 마스터스 우승 당시 300cc 헤드 체적을 가진 나이키 포지드 8.5도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샤프트는 트루템퍼 다이나믹골드 X100이었다. 아이언은 여전히 타이틀리스트 클럽이다. 이때 나이키 골프R&D센터 ‘디오븐(the oven)’의 마이크 테일러가 우즈를 위해 새로운 나이키 아이언을 준비했다. 또한, 테일러는 우즈가 보키 웨지에서 나이키 웨지로 바꾸었을 때 그의 웨지 솔에 연마 작업을 해주었다. 

우즈는 나이키 포지드 아이언으로 2003년 9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아멕스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나이키 프로 콤보 웨지와 나이키 TW one 골프볼도 사용했다. 우즈가 나이키의 장비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더 길고 더 가벼운 드라이버 샤프트로 교체했다. 우즈의 드라이버 샤프트는 120g에서 약 112g으로 가벼워졌다.

우즈는 2004년부터 계속 드라이버 헤드 크기를 키웠다. 시즌 초 나이키 이그나이트 340cc 드라이버를 시작으로 410cc 이그나이트 드라이버로 크기로 변경했다. 
2005년 마스터스에서 우즈는 골프 규칙에서 허용하는 최대 크기인 460cc 나이키 이그나이트 드라이버로 우승했다. 또한, 나이키 T60 이그나이트 3번 우드를 준비했다. 이때 우즈는 2번 아이언과 T40 5번 우드를 번갈아가며 사용했다. 볼은 나이키 TW one 플래티넘이었다.

우즈는 시즌을 시작하면서 8.5도 로프트와 460cc 크기의 나이키 사스콰치 드라이버, 샤프트는 미쓰비시 디아마나를 장착했다. 우즈는 시즌 중 사스콰치 투어 버전으로 드라이버를 교체했다.

디오픈에서는 나이키 T40 5번 우드를 빼고 나이키 포지드 블레이드 2번 아이언을 들고 출전했다. 웨지는 나이키 프로 콤보 56도 및 나이키 블레이드 60도 웨지를 사용했다. 퍼터는 스카티 카메론 뉴포트2 GSS였다. 

우즈는 나이키 VR(victory red) 투어 드라이버와 VR 프로 아이언, 웨지를 사용했다. 디오픈에서 나이키 메소드 퍼터로 대회를 바꿨다. 그러나 4라운드를 시작하기 전 다시 스카티 카메론 뉴포트2 GSS 퍼터로 교체했다. 사스콰치 페어웨이 우드도 VR 프로로 바꿨다. 볼은 나이키 One 투어를 사용했다. 

우즈는 나이키 베이퍼 스피드 프로토타입 드라이버와 매트릭스 오직 TP7HDe 샤프트를 테스트 후 사용했다. 3번 우드는 베이퍼 스피드 15도 헤드에 미쓰비시 디아마나 블루 103 X-플렉스를 사용했다. 5번 우드 대신 VRS 포지드 2번 아이언을 사용했다. 나이키 메소드 001 퍼터를 가방에 담았다. 볼은 나이키 RZN 블랙을 사용했다.

2018년 우즈가 사용한 클럽. 사진=타이거 우즈 인스타그램
2018년 우즈가 사용한 클럽. 사진=타이거 우즈 인스타그램

2016년 나이키는 골프용품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즈도 나이키 클럽과 결별하고 테일러메이드와 인연을 맺었다. 2016년 12월 히어로월드챌린지에 출전할 때까지 허리 수술 등 재활로 토너먼트에 거의 출전하지 않았다. 그는 히어로월드챌린지에서 테일러메이드 M2 드라이버와 M1 페어웨이 우드, 익숙했던 스카티 카메론 뉴포트2 GSS 퍼터를 준비했다.

우즈는 2017년 테일러메이드와 용품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키 볼의 OEM을 담당했던 브리지스톤의 투어 B330S 골프볼을 사용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부터 2018년 2월에 열린 혼다클래식까지 테일러메이드 TGR 로고가 붙은 프로토타입 아이언을 사용했다.

우즈는 5월 열린 웰스파고챔피언십에서 신제품 테일러메이드 TW-페이스 1 블레이드 아이언을 사용했다. 드라이버는 테일러메이드 M3 460, 웨지는 테일러메이드 밀드 그라인드 로 56도와 60도 웨지를 사용했다. 볼은 브리지스톤 투어 B XS 모델을 사용했다. 이 때 테일러메이드 퍼터를 테스트했다.

우즈는 테일러메이드 SIM 드라이버, 페어웨이 우드를 사용하고 TW-페이스 1 아이언에서 새로운 P7 TW 블레이드 아이언으로 교체했다. 드라이버 샤프트는 미쓰비시 디아마나 D+ 화이트 60 TX 플렉스를 사용했다.

스텔스 플러스를 사용하는 타이거 우즈. 사진=PGA

지난해 2월 로스 앤젤레스 인근지역에서 자가운전을 하다가 차량전복사고를 당한 우즈는 12월 신개념 카본소재를 도입한 테일러메이드 스텔스 드라이버를 갖고 아들 찰리와 함께 이벤트 대회인 PNC챔피언십에 출전해 존 댈리 부자에 이어 2위를 했다.
메틸 드라이버 원조인 테일러메이드 최초의 카본 페이스 드라이버인 스텔스(STEALTH) 플러스를 백속에 넣었다. 웨지는 테일러메이드 밀드 그라인드2 TW 그라인드 56도와 60도를 사용했다. 볼은 브리지스톤 투어 B XS의 2022년형 프로토타입을 사용했다.

이번 마스터스에서도 스텔스 드라이버를 사용해 1라운드 288야드, 2라우드 282야드, 3라운드 282야드, 4라운드 287야드를 때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1라운드 57%, 2라운드 71%, 3라운드 79%, 4라운드 64%로 평균 68%를 기록했다. 아이언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그린적중률은 1라운드 50%, 2라운드 50%, 3라운드 61%, 4라운드 56%로 푱균 54%를 작성했다. 퍼팅은 1라운드 홀당 1.50개, 2라운드 1.56개, 3라운드 2개, 4라운드 1.89개로 평균 1.74개를 기록했다. 이런 기록은 우즈는 4일간 버디 10개, 파 40개, 보기 17개, 더블보기 3개를 작성하며 4라운드 합계 13오버파 301타를 쳤다.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4일간 스코어카드
타이거 우즈의 마스터스 4일간 스코어카드

우즈가 사용하는 드라이버 스텔스 플러스는 스텔스 3가지 모델의 한 가지. 나머지는 스텔스와 스텔스 HD(High Draw). 드라이버 헤드소재의 대세가 티타늄이지만 카본 등 복합소재라는 점이 눈에 띈다. 카본소재는 타구음과 비거리 때문에 헤드의 윗부분인 크라운등 바디(body)에만 주로 사용했으나 이번 스텔스 플러스는 페이스까지 카본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테일러메이드는 타구음 개선을 위해 초박(超薄)의 카본을 60겹 붙여 해결했다. 다만, 저중심 설계를 위해 헤드 아랫부분인 솔은 티타늄으로 제작했다. 특히, 스텔스 드라이버는 나노혼합재(nanotexture)인 신소재 및 기술력으로 스윙스피드를 더욱 증가시켰고, 더 높은 반발계수(COR: Coefficient Of Restitution)를 이뤘다. 테일러메이드는 같은 크기의 티타늄 페이스보다 40% 가벼운 26g 페이스로 제작해 경량 탄소 소재를 활용했다. 이 같은 무게 절감 효과로 인해 스텔스의 드라이버 페이스의 크기는 SIM2 및 SIM2 맥스 드라이버보다 11%, 2020년형 SIM 드라이버보다 20% 이상 커졌다. 재활로 인해 체력이 다소 약해진 우즈가 사용하기 편해졌다는 점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클럽과 볼이 스코어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더라도 우즈가 자신의 기량과 기술을 유지하고 늘리는데 있어서 골프장비의 발전이 지대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