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환의 9타 줄여주는 Q&A]9.허리가 아파도 골프가 가능할까?
[장일환의 9타 줄여주는 Q&A]9.허리가 아파도 골프가 가능할까?
  • 장일환 전문위원
  • 승인 2022.03.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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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어드레스. 사진=맑음스튜디오 김충무 포토

얼마전에 초로(初老)의 남자분이 골프 상담을 왔다.
노년(老年)에 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 골프인데, 자기의 부인이 척추수술을 받아서 골프 스윙을 제대로 못하는데 골프레슨이 가능하겠는냐는 문의였다.
육체적 한계에 맞추어 스윙을 바꾸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하였더니, 환한 얼굴로 돌아갔다.

다음 레슨 시간에 그의 부인이 왔다.
예상대로 상체의 꼬임을 만들지 않고, 팔로만 하는 스윙으로 공을 맞추기에도 힘겨워 보였으나, 골프를 하겠다는 의지는 매우 강해 보였다.

그 골퍼는 수술로 척추에 8개, 목뼈에 4개의 철심이 박혀있는 상태라 골프하면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했다.

순간 난감한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정도가 되면 골프를 포기하지않을까? 남편은 가끔 파3골프장에 같이 가서 라운딩도하고 한다고 했어 그렇게 심한 줄은 몰랐는데...

일반적으로 골프는 척추를 중심으로 하는 회전운동이고, 척추 주변근육이  꼬임였다가 풀리면서 힘도 생기고, 스윙도 일정하게 되는 것인데, 척추에 철심을 박은 상태에서 골프를 하겠다는 생각을 갖다니, 정말 대단한 용기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의 스윙특성은 어떤 것인가?
그 여성 골퍼는 어드레스 시에는 상체를 거의 숙이지 않고, 백스윙 때는 몸을 꼬지도 않고, 또 다운스윙 때는 체중이 왼쪽으로 넘어가지도 않고(행잉 백), 오른발에 남아 있는 상태로 거의 일어선 자세로, 팔힘에 의존해서 퍼 올리는 스윙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비거리도 나지 않고 뒤땅도 많이 났지만, 그래도 골프가 재미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5월에 지인분들이랑 제주도 골프여행을 간다고 가슴설레하면서, 그때 재발 챙피만 당하지 않게 해 달란다.

행잉과 상체숙이기

허리가 아픈사람의 스윙을 어떻게 바꾸어 주어야 할까?
우선 상체숙이기 자세가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상체 숙이기를 권했다. 사실 어드레스 자세는 위 사진처럼 척추를 굽히는 것이 아니라, 허리를 펴고 골반(骨盤)의 힌지(hinge·경첩) 관절을 접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교적 허리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 아니고, 골반을 꺽어 상체를 굽히는 자세는 척추에 부담을 주기 보다 오히려 척추마디를  열어주는 형태가 되어 척추에 부담이 적게가고, 회전을 원할하게 해줄수 있기 때문이다. 골반은 몸통의 아래쪽 부분을 이루는 뼈로 양쪽 볼기뼈와 척추뼈 가운데 엉치뼈와 꼬리뼈로 구성된다.

두번째로 상체가 꼬이는 것이 아니라 몸이 꼬이도록 스윙의 고정점을 골반에서 오른발로 바꾸어, 백스윙시에 오른발을 단단히 고정하게 했다. 척추가 아프면, 안 아프게 스윙을 하려고 하고, 이것은 본능적 현상이다. 

이런 본능적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상체보다는 몸이 꼬이게 하는 것이 척추에 부담이 적고, 비거리와 정확성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백스윙 시에 오른발을 고정하고, 골반을 자유롭게 돌리도록 했다.

세번째로는 볼의 위치를 약간 오른쪽으로 옮기게 했다.
몸의 중심점이 골반에서 오른쪽 발과 다리로 옮겨지면, 스윙의 축이 오른쪽으로 당겨져 볼의 로우 포인트(Law Point)가 오른 쪽으로 옮겨진다, 그래서 볼의 위치를 약간 오른쪽으로 옮기면 뒷땅이 줄어들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목의 힘을 많이 사용할 수 있게, 손목코킹을 좀 더하게 하고, 다운스윙 시에 손목 턴이 빨리 되도록 했다. 

손목 턴은 스윙 스피드를 빠르게 할 뿐만 아니라, 볼의 위치가 오른쪽으로 옮겨져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문제점을 함께 예방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고 스윙 연습을 하게 하였더니, 미스샷이 줄어들고 7아이언으로 다른 시니어 여성골퍼와 거의 같은 비거리가 되면서, 공의 방향성도 많이 안정돼 갔다.

며칠 연습을 하고, 변경된 스윙에 익숙해 지면서 골퍼의 얼굴에 환한 웃음과 자신감이 충만하게 되어갔다. 그녀는 자신의 장애가 골프의 장애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스윙으로 증명한 것이다. 

골프는 육체적 정신적 역량이 다양한 사람, 누구나 즐길수 있는 스포츠다. 그리고 전략적 사고와 유산소 운동을 동반하는 골프는 치매예방에 최고의 스포츠다. 걸을 수만 있으면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도전해 보자.

 

글/장일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회원, 복지TV 골프 인스트럭터, 골프경제신문과 블록체인매거진에 골프레슨 연재중, 골프레슨서 집필중. 이메일caa009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