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포커스]한인 S골프아카데미, 한국 주니어골퍼 및 코치 상대로 사기 행각
[골프포커스]한인 S골프아카데미, 한국 주니어골퍼 및 코치 상대로 사기 행각
  • 윤경진 전문기자
  • 승인 2022.02.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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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전훈중인 주니어 선수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윤형욱 SNS
미국에서 전훈중인 주니어 선수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윤형욱 SNS

주니어 골퍼를 키우는 학부모들이 미국으로 전훈을 보내야 할 때 '한 번, 또 한번' 조심해야 한다.

한인 S 골프매니지먼트사 오 모 대표가 한국 골프 선수 100여명의 전지훈련 비용을 챙겨 달아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피해선수들은 미국 팜스프링스 지역을 비롯해 샌디에이고 등 여러지역에 걸쳐 300명이 넘는 선수 및 코치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오 모 대표는 골프장, 케이더링 업체 등에 미납한 돈과 코치들이 사비로 내고 있는 비용 등을 갖고 잠적했는데, 피해액만도 250만 달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피해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지역에 5개팀 정도가 오 대표를 통해 전지훈련을 왔으며 이들 역시 동일한 피해를 봤다는 것. 100명에 가까운 프로·주니어 선수들이 포함된 샌디에이고 전지훈련 팀들은 팜스프링스팀들보다 앞서 지난 1월 중순부터 라운딩 비용 미납 문제로 골프장 출입이 막히는 등 문제가 생겼다.    

지난 3일 샌디에이고팀 코치들과 만난 오 대표는 “자금이 안 돌아 힘들다”며 골프장 비용을 선납해 주면 숙박과 차량, 식사는 문제없게 하겠다고약속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오 대표를 통해 샌디에이고로 전지훈련을 왔다는 프로골퍼 이 모 코치는 “그간 문제가 없었고 (오 대표가) ‘돈 떼먹으려면 진작에 그러지 않았겠냐’고 설득해 그 말을 믿었다”며 “오히려 그날 오 대표가 안색이 좋지 않아 코치들이 협조해주겠다고 했는데 이틀 뒤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알고 보니 우리에겐 팜스프링스팀에서 돈을 제때 안 줘 돈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팜스프링스팀에게는 반대로 얘기하며 말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줄곧 코치들에게 “자금 회전이 안 된다”, “달러가 하나도 없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오 대표가 전지훈련을 온 총 13개의 아카데미 팀들로부터 원화로 받은 훈련 비용을 제하고 달러로 받은 액수만 150만 달러 가량으로 추정돼 코치들은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다.  
 
팜스프링스로 전지훈련을 온 프로골퍼 안성현 코치는 “지난 1월 중순 도착한 직후부터 엉성한 시스템에 사기 같다는 느낌을 받고 주변 골프장들을 수소문했다"며 "구두로 계약을 해놨다는 오 대표의 말과 달리 한 곳도 계약한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안 코치는 "일부는 이전 미납금도 해결이 안 된 상태였다”며 “코치들에게는 골프장 측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안 코치는 “문제는 오 대표를 경험한 골프장들이 이제 한국팀이면 아예 예약을 안 받거나 더 비싸게 그린피를 책정해 코치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오래동안 거래를 한 오 대표가 뒷통수를 칠 줄 몰랐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오 대표는 샌디에이고 지역에서 한국선수들의 골프 전지훈련을 전문적으로 유치해오다가 올해 팜스프링스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지난 2012년 전지훈련 전문 에이전시 ‘G’사를 설립해 이듬해부터 8년간 회사를 운영하다가 지난 2020년 현지에 맞는 전문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며 회사명을 변경했다. 그동안 약 1000명 이상의 골프 선수들의 동계 전지훈련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인에서 아들과 전훈을 하고 있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였던 윤형욱은 "미국으로 전지훈련 온 동료 선후배 프로들이 고통 받고 있는걸 보고 있으면 화가 치민다"며 "후배 프로들의 하소연을 들어보니 오 대표가 실수가 아닌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윤경진=뉴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