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톡톡]톱랭커들이 아시안투어 간 까닭은
[안성찬의 골프톡톡]톱랭커들이 아시안투어 간 까닭은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1.12.0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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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존슨. 사진=아시안투어
더스틴 존슨. 사진=아시안투어

"무슨 일을 하든 돈을 1000원이라도 받으면 프로, 받지 못하면 아마추어?" 

맞다. 프로골퍼는 '돈'으로 움직인다. '프로페셔널 골퍼'는 골프가 직업이다. 대회에 출전해 상금을 받거나 남을 가르쳐서 레슨비를 받아야 한다. 때문에 돈이 있는 곳에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마련이다. 직업은 생계문제인 탓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들어간 아시안투어 때문이다.

PGA투어는 소속 선수들이 투어에 불참하고 아시안투어에 출전하는 것에 '불가 방침'을 세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톱 랭커들이 대거 아시안투어에 출전한다.  

2022년 대회를 앞두고는 지난 7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소속 선수들의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을 불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PGA 투어가 아시안투어 주관의 사우디 인터내셔널에도 투어 소속 선수들의 출전을 불허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PGA투어는 사우디 인터내셔널의 아시안투어 개최 확정 이전에 사우디 자본 대회에 나가는 선수는 '제명'이라고까지 엄포를 놨기도 했다. 

로열 그린 골프&컨트리클럽. 사진=아시안투어

아시안투어는 2022년 2월 3~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인근의 로열 그린스 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사우디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 달러).  

같은 기간에 PGA 투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870만 달러)이 개최된다.

상금은 PGA투어가 크지만 일부 선수들이 아시안 투어에 출전한다. 아시안 투어는 초청료 지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톱 랭커들에게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아시안투어는 29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출전이 확정된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선수는 다음과 같다.

세계랭킹 3위 더스틴 존슨(미국), 세계랭킹 4위 잰더 쇼플리(미국), 세계랭킹 7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케빈 나(미국), 필 미켈슨(미국), 셰인 로리(잉글랜드), 아브라함 앤서(멕시코), 버바 왓슨(미국), 이안 폴터(잉글랜드), 애덤 스콧(호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호아킨 니만(칠레),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티렐 해튼(잉글랜드), 제이슨 더프너(미국), 폴 케이시(잉글랜드),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제이슨 코크랙(미국) 등이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유러피언투어 대회로 개최됐다가, 2022년부터 아시안투어 대회로 변경됐다.

사실 선수들의 출전을 놓고 2019년 창설때부터 논란이 있었다.

2018년 10월 당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사우디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큰 때였다. 사우디 정부가 이런 인권 문제를 덮기 위해 거액을 들여 만든 골프 대회에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논란이 일었었다.

PGA투어가 아시안 투어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은 사우디 자본을 앞세운 세력이 PGA 투어 중심의 세계 골프 질서에 도전하며 새로운 골프 단체를 조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탓이다.

다만, 올해 7월은 이 대회가 아시안투어 주관으로 열리는 것이 확정되기 이전이었다. 아시안투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주 20개월만에 재개됐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아시안투어와 손잡고 2억 달러를 아시안투어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사우디 인터내셔널도 아시안투어 대회로 편입됐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에는 이번 시즌 아시안투어 상금 랭킹 상위 30명도 출전할 수 있다. 한국선수는 현재 김주형(19·CJ대한통운)이 랭킹 3위, 위창수(49)가 13위, 김비오(31·호반건설)가 18위에 올라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