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66.퍼팅그린과 관련된 벌타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66.퍼팅그린과 관련된 벌타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11.15 0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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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의 퍼트. 사진=타이거 우즈 인스타그램
타이거 우즈의 퍼트. 사진=타이거 우즈 인스타그램

2021년 1월 SBS 특집방송 ‘AI vs 인간’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본명과 같은 ‘엘드릭’이라는 이름의 스윙 로봇이 박세리 프로와 대결을 벌였다. 장타 대결에서는 한국 산악 지형의 바람을 제대로 읽지 못해 엘드릭이 OB(아웃오브바운즈)가 나서 패했지만, 홀인원과 퍼팅 대결에서는 이겼다.

스윙 로봇 엘드릭(LDRIC)은 시속 130마일의 클럽 헤드스피드에서 평균 300야드를 넘는 비거리와 5m 이내 퍼팅 적중률이 60%에 이르는 능력을 지녔고, 2016년 PGA투어 피닉스 오픈 프로암대회에서는 16번홀(파3) 158야드에서 5번 시도만에 홀인원을 했다. 홀인원 확률 20%는 프로골퍼 3000분의 1이나, 아마추어 1만2000분의 1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이다.

똑같은 조건에서 미세 조정을 통해 샷의 정확성을 높이는 지능형 로봇과 인간의 능력을 비교하는 것이 말도 안 되지만, 스윙능력에서 힘의 차이를 제외하고 로봇이 일관성면에서 우세한 것은 고정점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와 주말골퍼의 차이도 거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스윙로봇 엘드릭. 사진=SBS TV캡처
스윙로봇 엘드릭. 사진=SBS TV캡처

그래서 규칙 10.1에서는 기본적으로 골프코스에서 플레이어는 클럽을 고정시키지 않고 스윙함으로써 클럽 전체의 움직임을 스스로 주도하고 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나 미세한 움직임만으로도 플레이선을 벗어나는 퍼팅그린에서의 스트로크는 규칙의 제한을 가장 많이 받는다. 

먼저, 퍼터나 퍼터를 쥔 손을 몸에 붙여서 직접적으로 고정하면 안 된다.(10.1b) 그립을 팔뚝에 대는 것은 괜찮지만 팔뚝을 몸에 붙여 고정점을 만들면 안 된다. 팔뚝을 몸에 붙이는 것은 클럽을 간접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팔뚝(forearm)이란 손목부터 팔꿈치사이의 부분을 말한다. 스트로크하는 동안 의도치 않게 옷에 닿는 것은 허용되지만 그립 쥔 손으로 고의로 옷자락을 잡는 것은 안 된다. 

퍼팅그린에서 플레이어는 고의로 플레이선이나 그 선의 볼 후방으로의 연장선을 가로지르거나 밟고 선 스탠스를 취한 채 스트로크를 해서는 안 된다.(10.1c) 플레이어나 캐디는 손발 또는 손에 든 것으로 퍼팅그린을 건드릴 수 있고 플레이선을 가리킬 수 있다.

하지만, 퍼팅그린 안팎에 어떤 물체를 놓아두어 플레이선을 나타내서는 안 되고, 스트로크를 하는 동안 캐디는 플레이선상이나 그 선 가까이에 서있어서도 안 되고 플레이선을 가리키는 어떤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10.2b/2)

플레이어는 스탠스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체를 놓아둬서도 안 되고, 그런 경우 스탠스에서 물러나거나 물체를 치우더라도 벌타를 면할 수 없다.(10.2b/3) 

플레이어가 스트로크를 하는 동안 자신을 위해 스스로 하는 행동은 허용되기 때문에 한 손으로 우산을 쓰고 퍼트해도 되고, 한 손으로 깃대를 잡고 퍼트를 해도 된다.

하지만 바람을 막기 위해 캐디를 플레이선에 나란히 서있게 하거나 캐디가 우산을 씌워주면 안 된다.(10.2b/5) 규칙10.1, 10.2의 위반에 대한 페널티는 일반페널티(2벌타)다.

라운드를 시작한 모든 골퍼들의 공통된 질문 중의 하나가 퍼팅그린 빠르기다. 그 만큼 그 날의 스코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칙13.1e에서는 고의로 그린을 테스트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홀과 홀 사이에 있을 때 방금 끝난 홀의 퍼팅그린이나 연습 그린에서 그 표면을 문지르거나 볼을 굴러보는 것을 제외하면 퍼팅그린이나 잘못된 그린(플레이중인 홀의 퍼팅그린을 제외한 코스의 모든 그린)에서 그린을 테스트하면 일반페널티(2벌타)를 받는다.

하지만 상대방의 퍼트를 컨시드하고 볼을 쳐서 보내주거나 퍼팅그린이 어느 정도 젖어있는지 손바닥을 대보는 것과 볼에 묻은 진흙을 닦아내기 위해 그린에 문지르는 것은 허용된다. 

타이거 우즈의 경매에 나온 퍼터. 사진=골든 에이지 옥션
타이거 우즈의 경매에 나온 퍼터. 사진=골든 에이지 골프 옥션

2021년 8월 30일 ‘골든 에이지 골프 옥션’에서 타이거 우즈의 백업 퍼터가 39만3300달러(약 4억5800만원)에 낙찰됐다. USA투데이는 경매업계에 따르면 이 금액은 골프 클럽 역대 최고가 낙찰이라고 전했다. 이번 경매에 나온 퍼터는 타이틀리스트의 퍼터브랜드 스카티 카메론의 ‘뉴포트2 GSS’ 모델이다.

우즈의 메이저대회 15승 중 14승을 함께한 ‘오리지널 퍼터’는 아니지만, 분실이나 파손됐을 때를 대비해 만든 예비 퍼터인 만큼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100% 똑같다는 게 경매 사이트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우즈의 오리지널 퍼터처럼 작은 빨간 점이 새겨져 있다. 진품과 마찬가지로 독일 스테인리스 스틸(GSS)을 깎아 만들었고 샤프트 길이도 34인치로 같다.

경매 사이트 측은 “수집가들은 이 퍼터의 가치가 훗날 100만 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거라고 100%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잭 니클라우스는 “기술을 의심할 때는 있어도 나의 클럽을 의심할 때는 없다”고 했다. 매일 자신은 퍼트를 못한다고 노래하고 다니는 온여사가 타이거 우즈의 4억5800만 원 짜리 퍼터로 퍼팅을 한들 실력이 달라질까? 아마도 1시간 연습 후 다시 경매에 내놓을 것이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대한골프협회 홍보운영위원,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Fun할 뻔한 Golf Ru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