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은 구름 속에서
얼굴을 보일까 말까
꾸물거리는 날
물든 잎새들은
더욱 빛나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으로 손짓해요.
타박타박 걷다
흐린 하늘 한 번 올려보고
붉나무 고운 입새 손짓에 놀라
길가의 낙엽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되어
겨울이 만나러 오는 날.
봄엔 연하게
여름엔 진한 녹음으로
즐거움에 새를 부르고
햇살에 눈이 부셨던
잘 살아온 삶이었다
화사하게 웃어요.
울울창창하던 모습
하얀 눈을 그리며
새악시 같은 고운 얼굴로
다음 생을 준비하러
미련 한 톨 남김없이
서둘러 자릴 뜨네요.
새로운 만남을 위해
기약할 때에
저 멀리 아롱지는
기억의 마디마디
간직한 소중한 기억으로
축복의 통로 소망해요.
*photo by young.
글/안신영 작가, 시인, 199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전 수필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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