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골프센스]AAC 우승 가를 승부처 홀은?
[60초 골프센스]AAC 우승 가를 승부처 홀은?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1.11.0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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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아랍에미리트)=안성찬 골프대기자]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권이 주어지는 제12회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AAC)이 3일 막이 올라 4일간 열전에 들어갔다.

대회가 개최되는 곳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두바이크릭골프&요트클럽(파71·7203야드).

시내를 관통하는 두바이크릭주변에 건설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물위에서 티샷을 하는 시그니처홀을 비롯해 이 골프코스를 재설계한 덴마크 출신의 정상급 프로골퍼 토마스 비욘(덴마크)은 어느 홀을 승부처로 만들었을까.

지난 2018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한 레이한 토마스는 올해 경기장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두바이크릭골프&요트클럽에서 나고 자라면서 토마스 비욘이 재설계한 이 코스에 대한 경험이 많다.

토마스는 9살 때 이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 존에 따르면 토마스는 학교보다 두바이크릭의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또한 자라면서 뛰어난 골프 실력을 키웠다. 주니어 파3 대회에서 클럽챔피언십에 이르기까지 이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의 벽에는 그의 이름이 없는 기록판이 없을 정도다.

2017년 9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2011년 디오픈 챔피언인 대런 클라크와 한 조로 출전한 메나(MENA)투어 두바이크릭 오픈 2라운드에서 토마스는 9개홀 연속 버디를 잡는 기록을 수립하며 이날 10언더파 61타로 코스 레코드를 작성했다. 9개홀 연속 버디는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 캐나다 오픈에서 마크 캘커베키아(미국)가 세운 기록과 같다.

또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AAC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토마스는 골프 코스를 어떤 사람들보다 잘 알고 있다. 현재 오클라호마 주립대 남자 골프팀 선수인 토마스는 올해 AAC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바이크릭골프&요트클럽 코스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승부를 가를 5개의 주요 홀을 그에게 들어봤다. 

래이한 토마스. 사진=AAC
래이한 토마스. 사진=AAC

■다음은 레이한 토마스가 꼽은 승부처

▲정교한 샷이 필요한 2번홀(파4·407야드)

2번홀은 정교한 드라이버 샷을 해야 한다. 이유는 오후에는 바람이 잘 바뀌가 때문에 대개 하이브리드나 3번 우드를 잡고 티샷해야 한다. 그러면 물과 벙커 사이에 보낼 수 있다. 호수 가장자리로 보내는 건 너무 좁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티샷은 240~260야드 사이면 적당하고 그러면 홀까지 보내는 데 웨지와 8번 아이언 사이의 클럽 길이가 남는다.

이 홀은 오후의 바람이 특히나 까다롭기 때문에 그만큼 티샷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자칫 한눈팔면 보기 이상을 하기 일쑤다. 왼쪽으로 볼이 날아가면 그리 위험하지는 않지만 티샷이 짧으면 물에 빠질 수 있다.

▲바람을 잘 읽어야 하는 5번홀(파3·158야드)

전반 라운드에서 5번 홀 역시 중요한 홀이다. 파3 홀이지만 이곳에서는 바람을 읽기가 너무 어렵다. 티박스는 바람이 잔잔하지만 그린은 바람에 노출돼 있다. 핀 위치에 따라 145~165야드 샷을 하는 데 바람을 잘못 계산해서 실수할 확률이 높다. 대체로 샷이 짧고, 만약 샷이 길었다면 더 세컨드 샷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곳의 바람은 소용돌이 치는 경우가 많고 수시로 변한다. 바람을 읽으려면 야자수를 보라. 그 끝이 어떤 모양으로 움직이는지를 보면 그린 주변 상황이 어떤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한국의 김백준이 벙커샷을 하고 있다. 사진=AAC
한국의 김백준이 벙커샷을 하고 있다. 사진=AAC

▲위험과 보상이 따르는 13번홀(파5·536야드)

13번홀은 멋진 풍광을 자랑하지만 무서운 '발톱'을 숨긴 홀이다. 이글도 나오지만 더블보기 이상도 곧잘 나오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그린은 아주 좋은 위험과 보상을 준다. 레이업을 하려면 웨지샷은 특별히 어렵지는 않다. 두 번에 온 그린하면 이글 기회가 있고 마지막 날인 경우에는 특히 그 찬스를 이용할 수 있다. 동시에 세컨드 샷이 물에 빠질 위험도 안고 있는데 그렇다면 보기나 더블보기로 무너질 위험도 가지고 있다. 

대런 클락이 이 홀에서 했던 조언을 이용하면 좋을 것같다. 그는 내게 말하길 아이언을 치지 않을 거면 그린으로 두 번에 가지 말라고 했다. 너무 좁기 때문이다. 만약 4번 아이언도 잘 다룰 수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오전에 경기할 때 티샷이 잘 나왔으면 아이언으로 투온을 도전할 수 있지만, 오후에는 맞바람이 불기 때문에 좀처럼 두 번에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티샷의 전략이 관건인 17번홀(파4·350야드) 

17번홀의 특징은 여러 가지 공략법이 있다는 것이다. 티샷을 4번 아이언으로 쳐서 페어웨이 오른쪽의 벙커를 피한다. 그러면 9번 아이언이나 웨지샷으로 두 번째 샷을 할 수 있다. 아니면 드라이버를 잘 쳐서 페어웨이 벙커를 넘기면 오른쪽 러프 전에 공이 멈추고 좋은 기회가 온다. 드라이버 샷으로 10번 홀 그린에 가깝게 공을 보내면 그린으로 향하는 좋은 각도를 얻는다. 어떻게 치건 페어웨이를 지키면 버디 기회가 높아진다.   

드라이버 샷으로 왼쪽의 그린사이드 벙커로 보내면 고생길이다. 그곳에서 온그린을 하기는 너무 어렵다. 상황을 잘 타면 아주 쉬운 버디를 잡을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드라이버 샷이 나쁘거나 두 번째 샷을 당겨 친다면 보기를 밥먹듯 하는 홀이다. 

▲파세이브만 헤도 행복한 18번홀(파4·423야드) 

마지막 18번 홀은 전 세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홀의 하나다. 골프에서 티샷은 다음에 샷을 결정하기 때문에 정말로 중요하다. 왼쪽 아래로 물이 있으니 티 샷이 중요해진다. 나는 이 홀에 들어서면 ‘여기에 드라이버를 잘 쳐서 오늘 최고의 플레이를 마무리짓는다’고 마음먹는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앞 물을 건너쳐야 하기 때문에 역시나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그린 한 가운데를 공략한다면 정말 잘 친 것이다. 그린 뒤로 오른쪽으로 가면 다음 샷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그린 가운데서 두 번의 퍼트로 파세이브 하면 그 자체로도 훌륭하다. 이 홀에서 타수를 잃지 않고 파를 잡았다는 자체가 스코어를 잘 지켰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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