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영의 삶이 있는 풍경]45.소중한 일상이 주는 행복
[안신영의 삶이 있는 풍경]45.소중한 일상이 주는 행복
  • 안신영 전문위원
  • 승인 2021.10.05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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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산수유

 

화살나무
화살나무

어떤 이는 알람 울리기 전에

일어나 행복하다고 한다.

난 매일, 아침을 맞이하는 기쁨으로

하루를 열고 대문을 나서는 일에 감사한다.

벌써 많은 이들은 산책, 운동이 끝났고

나처럼 시작하는 이들도 있다.

여뀌
자주개자리
자주개자리

정겨운 우리의 풀꽃을 만나 반가운 아침 인사로

눈을 맞춘다. 새로운 변화를 재빨리 찾기도 한다.

화살나무 잎은 새색시 볼에 찍은 연지 곤지처럼

고운 빛깔이 되어 가고,

여뀌 무리는 지금 한창 진분홍 알갱이 같은

꽃을 올리고 있다.

고추밭의 고추는 옛날 수수께끼에 나오는 것처럼

파랑 주머니, 빨강 주머니를 늘어 뜨리고 서 있다.

고추
고독한 왜가리.

왜가리 한 마리 훅 날아들어

유유자적 걷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도

감사행복하다.

어느새 산수유 열매 빨간 볼로 손짓하고

이름도 예쁜 자주색 족제비 싸리꽃이 하늘 향하는데

성미 급한 복자기 나무 뒤에 나무보다 유독 먼저 물들이는 이때.

가는 곳마다 익어 가는 계절 앞에서 내 삶의 모습을

돌아보며 숙연해지는 마음이 된다.

 

산수유

 

족제비 싸리 .
복자기 나무.

어느 작가님께서 나뿐만 아니라 나와 연결된 사람들의 일상이 아무 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감사였다고 하셨다.

큰 울림이 가슴을 쳤다맞아 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인가.

누구 집은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가 되고 하는 시국에서

매일이 감사한 일인데 잊고 살며 만족 못하고

깊은 곳에서 , , 더를 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소중한 일상이 깨알 같은 일들의 연속인 나날의 행복을

무심히 지나칠 뻔했던 것이다.

미국 쑥부쟁이.
누리장 나무 꽃 열매

마스크를 벗고 오랜 친구와 가을 숲에서

깊숙이 맑은 숨을 들이키며 도토리, 산 밤을 줍는

행복한 시간,  얼마나 감사한지 깨닫는다.

그저살짝 살아 있으니 흘러가는 거라고 의미 없이

보낸 나날은 아니었을까 깊이 생각도 해 본다.

쉽게만 보내려고 하진 않았나?

복잡한 것은 싫다며 한 때의 열정도 식혀 가며

그냥 시간을 보내진 않았나

반성하는 순간...

매일의 감사를 찾고  감사하며 살아가기로 한다!

서양등골나물.
참취,  

*photo by young.

/안신영 작가, 시인, 199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전 수필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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